「파렐양, 하얀색 비취 접시를 바로크식의 진주 브로치 옆에 놓을까요, 아니면 상아 조각 옆에 놓을까요?」
사진작가가 그녀에게 물었다.
레바 파렐은 우아한 몸짓으로 말라붙은 강바닥을 가로질러 사진작가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평평한 샌들 밑창 아래로 밟히는 뾰족한 자갈들이 자꾸만 신경에 거슬렸다. 레바는 사진작가의 뒤에 서서 몸을 숙여 카메라렌즈 안을 들여다보았다. 무의식중에 그녀는 간단히 틀어 올린 머리채에서 한 가닥 흘러내린 벌꿀색의 머리카락을 쓸어 올렸다. 단 몇 분만이라도 혼자서 울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 레바는 속마음을 숨긴 채 몸을 꼿꼿하게 펴고, 지적이고 유능해 보이기 위해 클립보드 위의 서류들을 펄럭였다.
「여덟 번째 분류를 말하는 거예요?」
평소의 콘트랄토(여성 최저음, 테너와 소프라노의 중간음)보다 더 높고 거친 목소리로 레바가 질문을 던졌다.
「네.」
사진작가가 레바의 클립보드를 들여다보며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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