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딸로 고이고이 자라서 제멋대로인 성격을 감추지 못하고 오직 자신의 사랑을 지키기(?) 위한 일념 하나로

감히, 겁없이, 24살의 적지 않은 나이에 가출을 감행하는 이 시대의 우아한 백조라 우기는 서희주.

- 너 나 덮칠 거야?

- 넌 나 안 덮칠 거고, 물론 나도 너 안 덮쳐. 그럼 서로가 남자, 여자라는 문제는 탈피한 거 아냐? 난 너 남자로 안 봐. 너도 마찬가지잖아.



잘난 집안, 잘난 학벌, 잘난 외모 덕을 톡톡히 보며 진득한 연애보다는 가벼운 원나잇을 추구하는 남자, 26살 정선후.

그는 한 밤중에 갑작스럽게 '친구'에 불과한 여자의 불유쾌한 침입을 허용하고야 만다.

- 네가 뭔데?

- 네가 뭔데 내가 참아야 되냐고.

그런데 큰일 났다. 어째서 자신이 원하는 이상형에서 조금도 가깝지 않은 그녀가 갑자기 여자로 보이려고 하는 거지?

혈액형만 들어도 남들 다 안다는 소심 A형.

익명성이 보장된 인터넷에 글 한편 올리는 것에도 달달 떨던 내성적 A형.

그럼에도 묘하게 고집이 센 부분이 있는, 때로는 B형이라는 말을 듣기도 하는, 가끔 욱하는 다혈질.

자기가 만들어내는 망상과 환상 속에 빠져 허우적대는 꿈꾸는 소녀(이고 싶은 여자).



이런 부족한 글을 이북으로 내놓으려니 많이 부끄럽고, 떨립니다.

읽어주신 분들께 민폐만 끼치지 않는 글이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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