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야, 이 어이없게 뻔뻔한 여자는?

마트에서 장을 보고 나오던 중, 심상치 않아 보이는 추리닝 차림의 한 여자와 부딪치고 만 새하. 대충 사과를 건네고 지나치려는데, 글쎄 그 여자가 갑자기 미친 사람처럼 성질을 내는 게 아닌가. 바닥에 널브러진 콘돔 박스들을 가리키며 주우라고 화를 내는 그녀. 하지만 이 상황이 귀찮기만 한 그는 그녀의 요구를 무시한 채 조용히 돌아섰다. 그런데 그 순간 예상치 못한 고통이 그를 가격했다. 퍽! 맙소사, 조금 전 부딪친 그 이상한 여자가 새하를, 문성그룹의 후계자이자 도도하기로 소문이 자자한 바로 그 강새하를 발로 걷어찬 것이었는데…!

▶잠깐 맛보기

“이봐, 아저씨.”

바싹 곤두선 성질을 애써 누르며 두아가 최대한 부드러운 음성으로 새하를 불렀다.

“저거 안 보여? 당장 안 주워?”

그리고 뜯어 죽여도 시원찮다는 야멸친 눈동자로 잘생겨서 빛이 나는 그의 얼굴을 매섭게 노려봤다.

이를 득득 갈며 아래위로 눈을 홉뜬 두아를 보고 그가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가소롭다는 듯 비정하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제가 좀 바쁘거든요. 어지간하면 아줌마가 하시죠?”

아줌마. 하늘에서 천둥 벼락이 내려와 그녀의 이성을 송두리째 날려 버렸다. 감히 시집도 안 간 처녀에게 아줌마라니. 44사이즈에 가까운 55사이즈의 날렵한 몸매에 에스라인을 무기로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몸매를 자랑하는 그녀에게 지금 이 남자가 뭐라 지껄이는 것인가.

“나, 아줌마 아니거든!”

새하가 바닥 아래 산산이 흩어져 있는 콘돔 박스들을 보고 사악하게 입가를 말며 말했다.

“그럼…… 창부?”

▶목차

1 ∼ 14

* 이 전자책은 2007년 타출판사에서 출간된 〈달콤한 전쟁〉을 eBook으로 제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