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현.   도도가 하늘을 찌르는 우아하고 고상한 남자,   하지만 성격은 매우 나쁘다.   그런 그의 심장을 훔친 그녀는 아기자기 예쁜 노은이.     이노은.   용기를 내어 세상과 마주 선   어여쁜 그녀.   조심스런 날갯짓으로 익현의 마음을 훔치다.       작은 인영(人影)이 그의 앞에 불쑥 모습을 드러냈다. 하마터면 부딪칠 뻔한 상황에서 상대가 비틀거리자 익현은 본능적으로 붙잡아 주게 됐다. 놀랍게도 지난번의 그녀였다.   “조심해야죠.”   나무라는 그의 말투에 그녀가 사과의 뜻으로 얼른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달빛에 비친 뽀얀 뒷목이 한눈에 들어왔다. 엄청 가는 목이었는데, 바라보노라니 침이 고였다. 이제 보니 흡혈귀가 왜 목을 물어뜯는지 이해할 것도 같고…….   홀린 듯 바라보는 그에게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여 보인 여자가 종종걸음으로 뛰어갔다. 저 조그만 여잔 눈만 예쁜 줄 알았는데 코도 예뻤고 입술도 예뻤다. 또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그것을 깨닫자 익현은 흠칫 고개를 저었다.   “웅아.”   “네, 형님.”   “건강검진 예약 잡아라.”   “어디 불편하십니까?”   “심장이 뛴다.”     

정경하의 로맨스 장편 소설 『살며시 귀 기울이면』.

정경하     

필명 미루나무.   행복한 이야기에 즐거워하는 사람.     출간작     <장난처럼> <기억> <그곳에 있어요> <수박밭에서 만나다>   <연두향 나무 아래> <추억의 평화다방> <인연> <레이트 스프링>  <사랑초> <못난이의 사랑> <당신만 모르는 비밀> <섹시 레이디>  <선샤인> <수민에 관한 진실> <야반질주> <벼락 맞은 커플>  <낯선 유혹> <못된 남자> < Hello, 도 사장> <그 남자의 퀸카>  <365일 추리닝> <그 길의 끝에서> <경계를 넘어> <두근두근>  <사랑한다면> <넌 감동이었어> <비밀> <살며시 귀 기울이면>  <샤이니> <서슬>     거주하는 곳   pwdroo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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