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 꽃 말. 우정, 품위, 고상함, 희귀한 연애, 정신적인 사랑, 깨끗한 마음, 그리고 숨겨진 사랑.

안수현(女)
빨리 결혼해야한다는 어머니의 말씀에 주말마다 억지로 선 자리에 나가는 수현.
이십대의 청춘을 선을 보며 지내야한다는 것에 대한 반항심으로 선생이란 직업에도 불구하고 반항아가 되어 여름엔 민소매티와 핫팬츠를. 가을에는 박스 티와 찢어진 청바지. 그리고 기름진 머리와 민낯은 기본!
맞선 남에게 커피를 뿌리고 시원하게 퇴짜 맞는 수현에게 찾아오는 어렵지만 콩닥거리는 설렘.

한지석(男)
안명고 전설의 학생회장(?) 복학하다!
완벽하다고 표현해도 될 만큼 멋진 지석은 공부. 성격. 외모. 삼박자를 갖춘 완벽 남.
카페에서 알바를 하며 지내던 지석은 어머니와 누나의 권유로 다시 학교에 복학하게 된다.
그리고 복학한 학교에서 만난 사람은. 일요일마다 카페에서 온갖 만행으로 단골겸 명물이 된 수현.
그런데 이 사람이 자신의 담임이라고?



-본문 中에서-

지석의 행동에 말을 더 이상 잇지 못하고 수현은 시선을 돌려 멍하니 하늘을 바라봤다. 새 하얀 아카시아 꽃잎이 꼭 눈 내리는 것 같아 보였다. 괜스레 설렘을 느낀 그녀는 들뜬 목소리로 지석에게 말을 걸었다.

“예쁘지? 눈 내리는 거 같아.”

“……네.”

“향기도 좋고! 눈 내리면서 향기가 난다고 생각하니까 두근거린다.”

지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수현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손으로 꽃잎을 잡아 보려고 팔을 허공에 허둥거리는 아이 같은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지석은 서글픈 미소를 지었다. 우연, 우연, 그리고 운명. 우연이 계속 반복되면서 자신의 마음이 이상해졌다. 정말로 수현이 운명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스무 살이 되는 동안 나름 여자들도 사귀어 봤었지만 이런 느낌은 없었다. 그래서 더욱 무서워졌다. 수현을 볼 때마다 커지는 심장 소리가 위험 신호를 알리는 경고음 같았다.

“지석아 아카시아 꽃말이야, 꽃말이 뭔 줄 알아?”

“뭔데요?”

“우정이야. 너희들에게 제일 소중하고 필요한 거잖아. 그래서 교장 선생님이랑 이사장님께서 투자를 많이 하셨다고 들었어.”

“그래요?”

“응. 그리고 또 있어.”

“또 하나는 뭔데요?”

“숨겨진 사랑.”

심장 소리가 빨리 뛰기 시작했다. 경고음이 세차게 울리고 지석의 머릿속은 새하얗게 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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