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너희가 인턴을 아느냐?'''' 무더웠던 여름의 끝 무렵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은 ‘은빛바다 횟집’의 창문너머론 왁자지껄한 대화소리가 넘쳐나고 있었다.'중년 여성들의 계모임인 듯 간간히 간드러지는 웃음소리와 이어지는 말소리는 모임의 분위기가 제법 무르익었음을 나타냈다. 살집이 제법 좋은 중년 부인이 무리 중 가장 입담이 좋은 사람인지 주로 대화를 이끌어갔고 우스갯소리들을 하는 것인지 부인의 좌우와 맞은편에 앉은 조금씩 스타일은 다르지만 파마머리에 짧은 컷 단발 선을 유지하는 부인들은 배꼽이 빠져라 웃으며 얘기에 동참 하곤 했다.' 일상적인 얘기지만 주로 시댁험담, 남편에게 못마땅한 얘기 등이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곧 그네들의 자식들 얘기들이 나왔고 결혼 적령기의 자녀 얘기가 나오자 모두들 눈이 초롱초롱해지며 괜찮은 선남선녀가 없나 하는 마음으로 대화에 집중했다.' “세상에, 그럼 그 말괄량이가 어엿한 의사 선생님이 되셨다구요? 어머나! 웬일이래요?”' “그러게요, 도영이를 떠올리면 지금도 웃음밖에 안 나오는 걸요 끝내주는 개구쟁이였잖아요? 호기심은 좀 많았나요? 우리 환수도 도영이 하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구요.”' “맞아요. 언젠가 제 오빠들하고 전신주를 끊어먹은 적 있었잖아요? 고압선에 감전사 안 한 게 얼마나 다행이었어요? 물론 그 때문에 저희 동네 일대가 완전 정전 났었잖아요? 저야 애들 안 다친 게 감사해 다른 정신은 없었지만.”' “도영이 엄마가 꽤 고생했었죠. 장난꾸러기들 키우느라, 그래도 그 댁 애들이 다들 인물도 좋고 머리도 좋아 다들 잘 컸죠?”' “뭐, 애들 아버지가 대학교수에 학자시니 머리야 좋지 않겠어요? 인물들도 우리 최 여사 가 한 미모 하잖아요. 아, 지금이야 살이 좀 쪄서 그렇지. 안 그래요? 도영이 엄마?”' 얘기를 주도하던 넉넉한 부인이 마찬가지로 여유 있어 보이는 최 여사에게 웃으며 말을 건넸다.' “아휴, 나잇살이야, 나잇살! 호호호.”' “맞아요, 하하하.”' 함께 있던 중년 부인들은 또다시 까르륵거리는 웃음소리들을 내며 넘어갔다. 대화는 어느새 또 다른 집 자식들에게 포커스가 맞춰졌다.''-같은 시각 한국 대학 병원 소화기 내과 A병동' “신일동님 이대로 맞고 계시면 제가 30분 뒤쯤 다음 것 연결해드리겠습니다. 박 간호사님. 다음 blood(수혈)팩은 냉장고에서 꺼내두시고. 확인은 그때 다시 하죠? 전 B파트 병동에 갔다 올게요.혹시, 일 있으면 바로바로 콜 하시구요.”' “네, 한도영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