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햇살이 마당 가득 밀려들어 왔다. 이제 막 가을 내음이 나기 시작한 정원은 노랗게 물들기 시작한 은행나무 잎이 가득 쌓여 온통 연노랑 빛으로 빛나고 있었고 유리창은 햇빛을 따라 반짝거렸다. 겉으로만 보면 김 회장의 집은 평소와 다름없이 평온하고 고요해보였다.'하지만 마당에서 차를 닦고 있는 민준과 창현에게 오늘은 평소와는 달랐다. 바닥을 노랗게 물들인 은행잎을 바라보며 민준과 창현은 끝없는 한숨을 쉬었다. '더없이 화창한 날씨에, 김 회장의 명령 아래 차나 닦고 있어야 하는 신세였던 그들은 답답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나마 혼자 닦고 있는 것이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은 그들에겐 큰 위안이 되지 못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팔과 다리는 사정없이 욱신거렸다. 창현 아버지의 차를 몰고 나가 사고 낸 죄로 벌써 네 시간째 집안을 청소하고 차를 닦는 등의 벌을 받고 있는 그들은 지칠 대로 지쳐있었다.'“민준아, 우리 그냥 도망갈까?”'“…….”'“야, 이 정도면 우리도 할 만큼 했다고! 아버지가 보시든 말든 그만두고 가서 농구나 하자! 응?” '“…….”'“야, 오민준, 내말 안 들려?”'“하고 싶으면 너나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