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대한일보-'어젯밤 신주그룹의 정 일현 회장이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별세하였습니다. 이로써 신주그룹의 경영권에 큰 위기가 닥쳤습니다. 정일현 회장은 45세의 젊은 나이로 사장에 취임해 신주그룹을 재계서열 10권 안으로 끌어올리며 신주그룹을 지금에 있게 한 장본인입니다. 하지만 15년 전 후계자 정성현 씨의 죽음과 건강상의 이유로 일선에서 물러났습니다. 2년 전 조카 이석수 상무이사가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다시금 후계자가 정해지는가 했습니다. 하지만 이석수 이사는 대표이사로 취임하자마자 정 회장의 경영방침과는 달리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해 시대 흐름에 맞춘 그룹의 재정비냐 아니면 사업의 축소냐를 놓고 시비가 엇갈렸습니다. 이에 정 회장이 다시 그룹 내 복귀를 시도하면서 사실상 구조조정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습니다. 이런 시기에 정 회장의 죽음이 앞으로 신주의 행보에 어떤 영향을 줄지 미지수인 가운데 정 회장의 유일한 혈육으로 알려진 정혜인양은 조부의 죽음에 충격을 받아 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 회장의 주식지분은 주주 중 단연 최고로 신주그룹의 현 이석수 사장 체계에 어떤 변수가 될지…….''현수는 신문을 다 읽고 내려놓았다. 정 회장의 죽음은 너무나 뜻밖이었고 재계 서열 7위인 신주그룹의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었다. 대진과는 전자제품시장을 주도하며 1,2위를 다투었지만 지금은 단연코 대진이 업계 최고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현수는 재계모임에서 마주쳤던 정 회장을 떠올렸다. 정 회장은 사업 외에는 거의 알려진 것이 없었다. 그의 사업철학은 현수도 존경하는 바이다. 하지만 정 회장은 인척들 간의 이권다툼에 너무 많은 것을 소진했다. '‘그렇지만 않았다면 신주는 대진의 훌륭한 라이벌이 됐을 텐데.’'현수는 생각을 접고 회의실로 향했다. 회의실에 영업본부장 윤 전무와 마케팅 책임자 최 이사 그리고 현수의 아버지 김 회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현수가 자리에 앉고 불이 꺼지면서 브리핑이 시작됐다.''